방화셔터가 일부만 작동해서 화재 피해가 확대되었을 때, 관리인과 관리단, 그리고 관리업체의 책임은?
- 권형필 변호사

- 2025년 12월 29일
- 2분 분량
판례 해설
'안전 규정은 피로 쓰여진다'라는 말이 있다. 평소에는 안전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그제서야 문제점 파악과 추후에 동일한 사고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 규정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현재는 건물 안전에 관한 여러 규정이 생겼다. 그 중 하나가 방화문, 방화셔터다. 물론 많은 관리단이나 관리업체는 건물 관리를 하면서 방화문 등 안전 장치를 주기적으로 관리하겠지만, 일부 건물에서는 이에 대한 정기 점검이 이뤄지지 않기도 하다. 문제는, 이러한 관리 소홀로 인한 문제는 사고가 발생해야 인지하게 된다는 점이다.
아래에서 살펴볼 사례의 건물에서도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한 방화셔터가 설치되어 있기는 했다. 그러나 정작 화재가 발생했을 때 방화셔터 일부가 내려오지 않았고, 해당 건물에서 영업 중이던 원고는 가지고 있던 설비 및 장치 등이 수리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었다. 결국 원고는 관리인과 관리단, 그리고 관리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피고들은 소방설비의 유지 및 관리를 위한 주의 의무를 다 했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피고들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실제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일부 방화셔터가 작동하지 않았고, 이는 관련 기준에 비추어 볼 때 하자가 존재하는 것이며, 그로 인해 원고가 소유하는 호실로 매연과 소화수 등이 유입된 것이므로, 피고들은 화재를 대비해서 방화셔터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유지, 관리할 주의의무를 다 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물론 관리업체와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한 관리단으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화재 등 안전 문제는 재산은 물론 인명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건물 관리단은 화재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안전 점검 의무에 더욱 신경써야 할 것이다.
법원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 및 갑 제12, 15, 17호증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 이 법원의 안산소방서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건물 6층에는 출입로(램프) 앞의 방화셔터, 631호와 632호 사이의 방화셔터를 포함해 총 4개의 방화셔터가 설치되어 있는 사실, 이 사건 화재발생 당시 위 출입로(램프) 앞의 방화셔터는 작동하였으나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한 630호와 원고가 이 사건 설비를 보관하고 있던 632호 사이에 있는 이 사건 방화셔터는 작동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화재 발생지인 630호의 우측에 위치하고 있는 출입로(램프) 앞의 방화셔터가 작동할 정도의 열과 연기가 발생하였다면 630호의 좌측에 위치하고 있는 이 사건 방화셔터 역시 자동으로 작동하였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는 이 사건 방화셔터를 수동으로 작송시켰다고 하더라도 일부만 내려오고 멈추게 되므로 매연 및 소화수가 이 사건 설비에 도달하는 것을 차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하는바, 이 사건 방화셔터는 화재가 발생할 경우 연기감지기의 동작에 의하여 1차 정지 위치까지 하강을 하고, 열감지기의 동작에 의해 바닥까지 완전히 하강하게 되어 있으며, 이 사건 방화셔터를 수동으로 작동시킬 경우에는 방화셔터가 연기감지기의 동작 경우와 마찬가지로 1차 정지 위치까지 하강하게 되어 있는데, 자동방화셔터 및 방화문의 기준 제4조 및 한국산업표준의 KS F 4510 중량 셔터 제5조에 의하면 방화셔터는 자동 및 수동폐쇄장치 모두 완전히 폐쇄되는 기증을 갖추고 있어야 하므로 이 사건 방화셔터가 일부밖에 내려오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도 하자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방화셔터가 정상적으로 관리되었다면 연기감지기와 열감지기의 동작을 통해서 자동으로 작동, 완전히 하강하였어야 함에도 이 사건 화재 발생 당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아니하여 원고가 이 사건 설비를 보관하고 있던 632호로 매연 및 소화수 등이 유입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위 피고들은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 이 사건 방화셔터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유지·관리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
따라서 피고 관리단 및 C는 피고 A와 각자 원고에게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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