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자가 지정한 특허공법 때문에 하자가 생긴 경우 시공사 책임범위는?
사건의 배경 및 개요
공공 성격의 공사에서는 발주자가 입찰 단계에서 특정 업체의 특허공법이나 신기술을 적용하도록 정해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시공사는 정해진 공법대로 시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 공법이 현장 여건에 맞지 않아 하자가 생겼다면, 발주자는 시공사에게 하자보수비를 물으며 공사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을까요?
또 지정 공법과는 관계없는 시공 잘못이 함께 있다면, 하자 책임은 어떻게 나누어 보아야 할까요?
발주자가 입찰 공고에서 특정 업체의 특허공법을 적용하도록 정한 절개지 보강공사에서, 그 공법이 현장(이암 사면)에 맞지 않아 생긴 녹화토 하자는 도급인의 지시에 기인한 하자로서 시공사에 책임이 없다고 보면서도, 설계와 다르게 생긴 역구배 사면과 제거하지 않은 나무뿌리(벌근)는 시공사의 시공상 잘못으로 보아 그 하자보수비만 공사대금에서 상계한 판례 |
대구고등법원 2025나108** 판결 [공사대금] |
1. 사례 소개
한 고등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피고)은 학교 절개지 재해위험구간 보강공사 입찰을 공고하면서, 특정 업체가 보유한 특허공법이 적용된 공사라고 정하였습니다.
낙찰받은 시공사(원고)는 계약금액 약 18억 원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특허 보유 업체에 조경공사를 하도급하여 특허공법으로 시공하였습니다.
그런데 녹화토에 포함된 종자가 상당 부분 발아하지 않고 녹화토 형상이 유지되지 않는 하자가 발생하였고, 설계와 다른 역구배 사면 2개소와 제거되지 않은 벌근 6개도 확인되었습니다.
시공사가 미지급 공사대금을 청구하자 학교법인은 하자보수비 약 3억 원으로 상계한다고 다투었고, 발주자가 지정한 공법으로 생긴 하자에 대해서도 시공사가 책임을 지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2. 법원 판단
법원은
녹화토 하자는 도급인의 지시에 기인한 것이어서 시공사에게 책임이 없고, 역구배 사면과 벌근 미제거 하자만 시공사의 책임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먼저 수급인은 도급인의 지시가 부적당함을 알면서도 고지하지 않은 경우가 아닌 이상, 도급인의 지시에 기인한 하자에 대해서는 하자담보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입찰 공고문에 특허공법이 적용된 공사라고 기재되어 계약 내용이 되었고, 감정 결과 현장 사면이 이암이어서 그 공법이 적합하지 않았으며, 시공사가 지시가 부적당함을 알았다고 볼 자료도 없다는 것입니다.
반면 역구배 사면과 벌근 미제거는 시방서상 시공 전에 이물질을 제거하고 사면을 정리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은 시공상 잘못으로 보았습니다.
감리자의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도 객관적 자료가 없고, 설령 지시가 있었더라도 설계도서 해석의 우선순위상 감리자의 지시는 후순위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하자보수비만 상계되어 공사대금이 인정되었고, 계약상 지체상금률을 공사대금 지연손해금에 적용해 달라는 시공사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3. 판결 요약
이처럼 발주자가 지정한 공법 때문에 생긴 하자와 시공사 자신의 기본 시공 잘못으로 생긴 하자를 항목별로 나누어 책임을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시공사라면 입찰 공고문, 계약서, 특허사용협약 등 공법이 지정된 근거를 보존해 두고, 지정 공법과 별개인 시방서상 기본 작업을 빠뜨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감리자와 협의해 작업을 생략했다면 설계변경 등 객관적 자료를 그때 남겨 두어야 하고, 공사대금 지연이자율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면 지체상금률을 지연이자율로 쓸 수 없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반대로 발주자라면 특정 공법을 지정할 때 현장의 지질·기상 여건에 맞는지 설계 단계에서 검토해야 합니다. 다만 수급인이 지시가 부적당함을 알면서 고지하지 않은 경우에는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핵심쟁점
발주자가 입찰로 지정한 특허공법이 현장에 맞지 않아 생긴 하자에 대하여 시공사가 하자담보책임을 지는지 여부
법원판단
'지정 공법 탓인 하자는 책임이 없다.'
녹화토 하자는 도급인의 지시에 기인한 것이어서 시공사에게 책임이 없고, 역구배 사면·벌근 미제거 하자만 시공사의 책임으로 보아 그 하자보수비를을 상계한다
판단이유
민법 제669조에 따라 수급인은 지시가 부적당함을 알고도 고지하지 않은 경우가 아니면 도급인의 지시에 기인한 하자에 책임을 지지 않는데, 특허공법은 입찰 공고로 정해진 것이고 현장에 적합하지 않았으며 시공사가 이를 알았다고 볼 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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