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용부분에 설치된 정압기 시설, 입주자대표회의 결의로 철거할 수 없는 이유?!
- 권형필 변호사

- 1시간 전
- 3분 분량
핵심 쟁점 아파트 공용부분에 설치된 시설 철거, 입주자대표회의 결의만으로 가능할까? |
1. 사례 소개
공유물의 보존행위란 공유물의 멸실이나 훼손을 방지하고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행위를 말합니다. 이러한 보존행위는 긴급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경우가 많고 다른 공유자에게도 이익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각 공유자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데요. 아파트에서도 공용부분의 보존행위는 각 구분소유자가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 반면, 공용부분의 관리에 관한 사항은 원칙적으로 관리단집회의 결의를 통해 결정해야 합니다.
이번 사례에서 한 도시가스회사는 아파트 건축 당시 시행사로부터 무상으로 영구적인 사용승낙을 받아 아파트 대지에 정압기실을 설치하고, 해당 아파트와 인근 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정압기실을 철거하기로 결의하자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과 동대표 등은 도시가스회사를 상대로 아파트 공용부분 시설인 정압기실의 철거와 해당 부지의 인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입주자대표회의의 결의는 거쳤지만 별도로 관리단집회의 결의는 거치지 않았는데요. 이에 아파트 대지에 설치된 정압기실의 철거와 부지 인도를 청구하는 행위가 각 구분소유자가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 보존행위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관리단집회의 결의가 필요한 관리행위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2. 법원 판단
대법원은 정압기실의 철거와 부지 인도를 청구하는 행위가 각 구분소유자가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 보존행위가 아니라 관리단집회의 결의가 필요한 관리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당 정압기실은 아파트 구분소유자들이 도시가스를 공급받기 위한 필수적인 시설로, 이를 철거할 경우 도시가스 공급에 지장이 발생하여 다른 구분소유자들의 이익에 반할 수 있다고 보았는데요.
또한 도시가스회사가 아파트 건축 당시 시행사의 사용승낙을 받아 적법하게 정압기실을 설치했고 이후 계속해서 아파트 대지에 존재해 왔다는 점에서, 정압기실의 철거를 구하는 것이 아파트 대지의 현상을 유지하기 위한 보존행위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정압기실의 철거 및 부지 인도 청구는 아파트 대지의 관리에 관한 행위에 해당하므로 집합건물법에 따라 관리단집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고, 이를 거치지 않은 이 사건 청구는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2010다680** 판결 |
공유물의 보존행위는 공유물의 멸실·훼손을 방지하고 그 현상을 유지하기 위하여 하는 사실적, 법률적 행위이다. 민법 제265조 단서가 이러한 공유물의 보존행위를 각 공유자가 단독으로 할 수 있도록 한 취지는 그 보존행위가 긴급을 요하는 경우가 많고 다른 공유자에게도 이익이 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대법원 1995. 4. 7. 선고 93다54736 판결 등 참조).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한다)은 집합건물의 존립에 필수적인 공용부분과 대지의 원활하고 적정한 유지·관리, 집합건물 내 공동생활을 둘러싼 구분소유자 상호 간의 이해관계 조절을 위하여 민법상 공유에 대한 여러 특별규정을 두고 있다. 구분소유관계가 성립되면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여 건물과 대지 등의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집합건물의 관리단이 당연 설립된다(제23조). 구분소유자가 10인 이상인 경우 관리단을 대표하고 관리행위를 할 관리인을 선임해야 하고(제24조), 공용부분의 보존·관리 및 변경을 위한 행위 등은 관리인의 권한과 의무에 속한다(제25조 제1항). 구분소유자는 구분소유자 공동의 이익에 어긋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고(제5조 제1항), 구분소유자가 그러한 행위를 한 경우 관리인은 그 행위의 정지 등을 청구할 수 있고 이를 위한 소송 제기는 관리단집회의 결의를 거쳐야 한다(제43조 제1항, 제2항). 따라서 집합건물의 공용부분과 대지의 관리 업무는 기본적으로 구분소유자들로 구성된 관리단과 이를 대표하는 관리인에게 있다. 집합건물법 제16조 제1항은 공용부분의 관리에 관한 사항은 관리단의 통상의 집회결의로써 결정한다고 정하면서 그 단서에 “다만 보존행위는 각 공유자가 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9조는 구분소유자가 공유하는 건물의 대지 및 공용부분 외의 부속시설에 관하여 제16조를 준용하고 있다. 집합건물법 제16조 제1항의 취지는 집합건물의 공용부분과 대지의 현상을 유지하기 위한 보존행위를 관리행위와 구별하여 공유자인 구분소유자가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정한 것이다. 앞서 본 민법 제265조 단서의 취지, 집합건물법의 입법 취지와 관련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구분소유자가 공용부분과 대지에 대해 그 지분권에 기하여 권리를 행사할 때 이것이 다른 구분소유자들의 이익에 어긋날 수 있다면 이는 각 구분소유자가 집합건물법 제16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 보존행위라고 볼 수 없고 집합건물법 제16조 제1항 본문에 따라 관리단집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는 관리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
3. 정리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이나 대지는 여러 구분소유자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자신의 지분권에 관한 행위라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단독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용부분이나 대지의 현상을 유지하기 위한 보존행위라면 각 구분소유자가 단독으로 할 수 있지만, 다른 구분소유자들의 이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라면 관리행위에 해당하여 관리단집회의 결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용부분이나 대지에 관한 권리를 행사하려는 경우에는 해당 행위가 단독으로 가능한 보존행위인지, 관리단집회의 결의가 필요한 관리행위인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와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전문가와 상담해 보시길 바랍니다.
핵심쟁점 |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가 공용부분이나 대지에 관한 권리를 행사하는 경우, 이를 단독으로 할 수 있는 보존행위로 볼 수 있는지 아니면 관리단집회의 결의가 필요한 관리행위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 |
법원판단 | 다른 구분소유자들의 이익에 어긋날 수 있는 공용부분 및 대지에 관한 권리행사는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 보존행위가 아니라 관리단집회의 결의가 필요한 관리행위이다. |
판단이유 | 정압기실 철거는 다른 구분소유자들의 이익에 반할 수 있고, 기존에 적법하게 설치된 시설을 철거하는 것을 대지의 현상을 유지하는 보존행위로 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

권형필 변호사의 블로그와 유튜브에서 더 많은 판례 해설과 동영상 강의를 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