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채무자의 연대보증인이 재산을 처분했을 때 주채무자에게 자력이 있어도 사해행위에 해당할까?
- 권형필 변호사

- 6월 26일
- 3분 분량
판례 해설
사해행위는 채무자가 자신의 재산을 처분함으로써 무자력 상태를 초래하거나 이미 채무초과인 상태에서 채권자가 돈을 더욱 돌려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하는 법률행위를 말합니다. 보통의 경우 채무자의 자력을 기준으로 사해행위를 판단하지만, 채무자(이하 '주채무자'라고 한다)에게 연대보증인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주채무자에게 연대보증인이 있을 때, 채권자는 주채무자 뿐만 아니라 연대보증인에게도 채무 변제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연대보증인이 자신의 재산을 처분한다면 사해행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만약 주채무자에게 자력이 있다면 어떨까요? 일반 보증인처럼 연대보증인 또한 주채무자의 채무를 보증하는 부수적인 책임을 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요. 그러나 연대보증인은 일반 보증인과는 달리, 보충성이 없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채권자는 주채무자의 변제 능력이나 이행 여부와 관계없이 언제든지 연대보증인에게 전액 변제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연대보증인이 주채무자와 연대보증채무가 성립되어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친형에게 부동산을 매각하여 무자력 상태가 되었는데요. 원심법원은 연대보증인이 주채무자의 자산 상태를 알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연대보증인에게 사해의사가 없었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주채무자의 자력 여부와 상관없이 연대보증인이 자신의 재산을 처분하여 채무초과 상태가 되었다면 연대보증인의 사해행위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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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판단
원심은 내세운 증거들에 의하여, 소외 회사가 1996. 3. 20.부터 같은 해 8. 1.까지 사이에 원고로부터 3회에 걸쳐서 여신한도액을 금 1,167,000,000원으로 약정한 후 수시로 무역금융을 대출받았다가 같은 해 9. 10. 부도를 내어 같은 달 25. 현재 원고에 대한 대출금 잔액이 금 1,139,200,000원에 이르는 사실, 소외 P는 소외 회사의 원고에 대한 대출금 채무를 금 360,000,000원을 한도로 하여 연대보증을 한 사실, P는 그 소유이던 원심판결의 별지목록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1996. 9. 12. 형인 피고 앞으로 같은 해 8. 25.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었는데, P은 이 사건 부동산 이외에 다른 재산이 없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P의 이 사건 부동산의 매도행위는 채권자인 원고를 해하게 되는 것을 알면서 한 사해행위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연대보증인인 P가 원고의 소외 회사에 대한 실제 대출액이나 소외 회사의 자산상태 등을 알고 있어 채권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길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거나 P가 소외 회사에 근무하였다는 등 소외 회사의 상황에 관하여 알고 있었음을 추인할 만한 사정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P에게 위 매도 당시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살피건대,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는 사해행위에 있어서 사해의 의사는 채권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는 것을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고 함은 원심이 설시하는 바와 같으나,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는 연대보증인인 P가 한 이 사건 부동산의 매도행위에 의하여 원심이 인정한 연대보증계약에 기하여 원고가 P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하고 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연대보증채무자인 P에게 위 매도행위 당시 사해의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는 P가 자신의 자산상태가 원고에 대한 위 연대보증채무를 담보하는 데 부족이 생기게 되리라는 것을 인식하였는가 하는 점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P가 주채무자인 소외 회사의 자산상태가 채무를 담보하는 데 부족이 생기게 되리라는 것까지 인식하였어야만 사해의 의사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채무자가 자기의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매각하여 소비하기 쉬운 금전으로 바꾸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항상 채권자에 대하여 사해행위가 된다고 볼 것이므로 채무자의 사해의사는 추정되는 것이고, 이를 매수한 자가 악의가 없었다는 입증책임은 수익자에게 있다고 할 것인바(당원 1966. 10. 4. 선고 66다1535 판결, 1997. 5. 23. 선고 95다5190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P가 그 액수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원고에 대한 연대보증채무가 성립되어 있는 상태에서 그의 유일한 재산인 이 사건 부동산을 친형인 피고에게 매각함으로써 무자력이 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매도행위는 원고에 대하여 사해행위가 되고, 이 경우 P의 사해의사는 추정된다고 볼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위 매도행위가 사해행위임을 인정한 후 나아가 P과 피고에게 그러한 의사가 없었다는 피고의 항변에 관하여 판단을 하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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