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례 해설 ]
채무자가 채권자의 채권을 해할 목적으로 한 재산상 법률행위는 사해행우 취소소송의 대상이 된다. 이때, 채무자는 자신의 법률행위로 무자력이 되거나 이미 무자력이었던 상태가 심화되어야 하는바, 이 사건에서는 채무자가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무에 대해서 시효의 이익을 포기한 것을 사해행위로 볼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다.
이 사건의 원심은 시효 이익을 포기한 것은 사해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하였지만, 대법원은 사해행위라고 판단하였다.
즉, 채무자의 시효 이익의 포기로 인하여 소멸했던 채무가 유효하게 되며, 이로써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책임재산이 감소되기 때문에 이는 채무자를 해하는 사해행위라는 것이다.
[ 법원 판단 ]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 후에 한 소멸시효이익의 포기행위는 소멸하였던 채무가 소멸하지 않았던 것으로 되어 결과적으로 채무자가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채무를 새롭게 부담하게 되는 것이므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인 사해행위가 될 수 있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주식회사 대한OOOO금고가 1994. 1. 25. 신청외 1에게 700,000,000원을 변제기 1995. 1. 25. 이율 연 16.5%로 정하여 대출하였고(이하 이를 ‘이 사건 대출’이라 한다), 이 사건 대출 시 신청외 2, 3, 4, 5는 신청외 1의 주식회사 대한OOOO금고에 대한 대출금채무를 연대보증한 사실, 주식회사 대한OOOO금고의 이 사건 대출에 의한 채권은 주식회사 XXX신용금고, XXX제이차유동화전문 유한회사에 순차 양도되었다가 채권자가 2003. 10. 31. XXX제이차유동화전문 유한회사로부터 이를 양수한 사실, 신청외 2는 그 소유인 양주시 남방동 (지번 생략) 전 694㎡(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에 관하여 1998. 6. 25. 채무자에게 1998. 5. 20.자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하여 의정부지방법원 의정부등기소 1998. 6. 25. 접수 제36517호로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이하 ‘이 사건 가등기’라고 한다)를 마쳐주었고, 2011. 8. 18. 채무자에게 1998. 9. 25.자 매매를 원인으로 하여 같은 등기소 2011. 8. 18. 접수 제75554호로 위 가등기에 기한 소유권이전 본등기(이하 ‘이 사건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라고 한다)를 마쳐준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을 앞서 본 법리 및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가 1998. 9. 25. 매매예약완결권을 행사하여 그때부터 신청외 2에 대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한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함으로써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청구권이 소멸되는 시효이익을 받는 자인 신청외 2가 2011. 8. 18.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채무자 명의로 이 사건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마쳐줌으로써 자신의 시효이익을 포기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신청외 2의 소멸시효이익의 포기행위는 신청외 2와 채무자 사이의 1998. 5. 20.자 매매예약과는 별개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인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이 사건 본등기의 경료행위는 가등기의 원인인 법률행위에서 발생한 효과에 따른 일련의 행위라고 보아야 하고, 채권자가 주장하는 신청외 2의 시효이익의 포기도 신청외 2의 본등기 신청 행위를 다른 면에서 평가한 것에 불과하여 궁극적으로는 본등기의 기초가 되는 가등기의 원인인 법률행위와 따로 떼어놓고 판단할 수 없다고 전제한 후, 이 사건 가등기의 원인인 법률행위는 1998. 5. 20.자 매매예약이고 이로부터 민법 제406조 제2항에서 정한 5년의 제척기간이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가등기의 원인인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없고, 그와 따로 떼어 판단할 수 없는 채권자 주장의 시효이익 포기의 의사표시도 취소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가처분의 피보전권리가 인정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가처분신청을 기각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는 소멸시효이익의 포기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으로 결정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재항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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